과학자가본'로맨틱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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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10 22:07
과학자가본'로맨틱키스'
과학자가 본 '로맨틱 키스'
왜 키스를 할까? 키스는 너무나도 달콤하고 황홀해 이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예외인 사람도 있다. 바로 키스과학자들이다. 이들이 생화학적, 진화론적으로 키스를 해부하며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로맨틱 키스의 과학'에 대해 알아본다.
·키스를 유혹하는 빨간 입술?
'연인의 눈이 커지고 입술이 촉촉해진다. 남자가 여자의 허리를 감싸안으면 여자는 남자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기댄다. 서로 고개를 돌려 입술을….'
인간은 왜 로맨틱 키스를 할까. 가장 간단한 대답은 키스하면 기분이 좋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키스과학자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신경과학 연구팀도 그중 하나. 이들은 '키스는 빨간 입술 때문에 한다'라고 흥미로운 주장을 하고 있다.
다음은 이들의 설명이다. 수렵채집시대 우리 조상들은 생존을 위해 잘 익고 먹음직스러운 과일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붉은색=음식 보상'이란 등식이 성립됐다. 나아가 붉은색에 눈길이 가게 되고 마음이 동하게 됐으며 점점 진화하면서 '붉은색=매력의 신호'란 공식이 만들어졌다는 주장이다. 연구팀은 "앤젤리나 졸리처럼 도톰한 입술을 가진 여성은 얇은 입술의 여성에 비해 여성호르몬 수치도 높다"며 "이는 빨간 입술이 임신 가능성을 광고하는 생체신호임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침팬지나 개코원숭이 수컷이 발정 난 암컷의 빨갛고 부푼 엉덩이에 흥분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오럴섹스도 여기서 기원했다고.
연구팀은 "오늘날 남성이 여성의 빨간 입술에 매료되는 것은 '붉은색=음식 보상=매력'이라는 진화론적인 기억이 지금까지 남아있기 때문"이라며 "빨간 입술을 가진 보노보(피그미침팬지)가 서로 키스를 하며, 오럴섹스를 즐기는 것도 이 가설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남성, '축축한' 키스로 유혹
그럼 키스는 단지 수렵채집시대의 흔적에 불과한 것일까. 아니다. 오히려 로맨틱한 키스 행위를 한 꺼풀 벗겨보면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키스는 남녀가 서로 자신에게 유리한 짝짓기 전략을 구사해 상대방을 탐색하는 '진화 전쟁터'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미국 럿거스대의 저명한 인류학자 헬렌 피셔는 올해 초 미국과학진흥협회 정기모임에서 "남성들은 키스할 때 좀 더 입을 벌리고 침을 많이 분비하는 '축축한' 키스를 좋아한다"고 밝혔다. 침 속에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풍부하다. 남성호르몬은 여성을 성적으로 자극한다. 남자는 무의식적으로 남성호르몬을 여성에게 전해주면서 상대방을 성적으로 유혹한다는 것이다.
또 남성은 키스하는 동안 여성의 임신 가능성을 살펴보면서 남성호르몬으로 가득 찬 침을 이용해 여성의 경계심을 무너뜨리려고 한다는 설명이다.
·여성, 키스로 남자 탐색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이란 말이 있다. 이는 키스에서도 통한다. 남성의 음흉한 키스전략에 맞선 여성들의 전략도 만만찮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올브라이트대학의 연구팀은 지난해 재학생 1천41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여성은 키스를 통해 상대 남자의 유전적 자질을 살펴본다는 것. 또 키스해 보지 않은 이성과는 성관계를 기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들은 무의식적으로 키스를 통해 상대 남자가 자신과 다른 면역단백질 유전자를 가졌는지를 탐색한다는 것.
면역단백질 유전자가 다른 배우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는 질병에 강한 유전자를 가지기 때문에 여성들은 본능적으로 그런 남성을 최고의 배우자로 선호한다. 여자들이 키스할 때 입냄새 따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이 때문은 아닐까.
달콤하고 로맨틱한 키스도 실상 살벌한 진화의 전쟁터다. 키스 후 남성의 59%, 여성의 66%가 상대방과의 관계를 정리한다는 한 연구는 이를 뒷받침한다. '달콤 살벌'한 키스라고나 할까.
·키스, 본능일까 문화일까
키스 논쟁 중 가장 대표적인 게 '키스가 본능인지 아니면 살면서 습득된 문화인지' 하는 점이다. 일부 학자들은 "키스는 초기 인류가 음식물을 씹어 유아에게 주면서 생긴 것, 즉 습득된 행위"라고 주장한다. 인류의 90%가 키스를 하고 나머지 10%는 키스가 무엇인지 모른다는 점에서 이 가설은 설득력을 가진다.
미국 오하이오 웨슬레이언대 연구팀은 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키스를 조사한 결과 에로틱한 목적보다 계급사회 내에서의 사회적인 관계 때문에 남자 간에도 키스가 많이 활용됐다는 연구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다윈을 비롯한 다른 학자들은 보노보와 침팬지, 여우, 코끼리, 새와 같은 많은 동물들이 사람과 같이 키스와 비슷한 행동으로 애정표현을 한다는 점을 들어 본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왜 키스를 할까? 키스는 너무나도 달콤하고 황홀해 이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예외인 사람도 있다. 바로 키스과학자들이다. 이들이 생화학적, 진화론적으로 키스를 해부하며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로맨틱 키스의 과학'에 대해 알아본다.
·키스를 유혹하는 빨간 입술?
'연인의 눈이 커지고 입술이 촉촉해진다. 남자가 여자의 허리를 감싸안으면 여자는 남자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기댄다. 서로 고개를 돌려 입술을….'
인간은 왜 로맨틱 키스를 할까. 가장 간단한 대답은 키스하면 기분이 좋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키스과학자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신경과학 연구팀도 그중 하나. 이들은 '키스는 빨간 입술 때문에 한다'라고 흥미로운 주장을 하고 있다.
다음은 이들의 설명이다. 수렵채집시대 우리 조상들은 생존을 위해 잘 익고 먹음직스러운 과일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붉은색=음식 보상'이란 등식이 성립됐다. 나아가 붉은색에 눈길이 가게 되고 마음이 동하게 됐으며 점점 진화하면서 '붉은색=매력의 신호'란 공식이 만들어졌다는 주장이다. 연구팀은 "앤젤리나 졸리처럼 도톰한 입술을 가진 여성은 얇은 입술의 여성에 비해 여성호르몬 수치도 높다"며 "이는 빨간 입술이 임신 가능성을 광고하는 생체신호임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침팬지나 개코원숭이 수컷이 발정 난 암컷의 빨갛고 부푼 엉덩이에 흥분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오럴섹스도 여기서 기원했다고.
연구팀은 "오늘날 남성이 여성의 빨간 입술에 매료되는 것은 '붉은색=음식 보상=매력'이라는 진화론적인 기억이 지금까지 남아있기 때문"이라며 "빨간 입술을 가진 보노보(피그미침팬지)가 서로 키스를 하며, 오럴섹스를 즐기는 것도 이 가설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남성, '축축한' 키스로 유혹
그럼 키스는 단지 수렵채집시대의 흔적에 불과한 것일까. 아니다. 오히려 로맨틱한 키스 행위를 한 꺼풀 벗겨보면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키스는 남녀가 서로 자신에게 유리한 짝짓기 전략을 구사해 상대방을 탐색하는 '진화 전쟁터'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미국 럿거스대의 저명한 인류학자 헬렌 피셔는 올해 초 미국과학진흥협회 정기모임에서 "남성들은 키스할 때 좀 더 입을 벌리고 침을 많이 분비하는 '축축한' 키스를 좋아한다"고 밝혔다. 침 속에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풍부하다. 남성호르몬은 여성을 성적으로 자극한다. 남자는 무의식적으로 남성호르몬을 여성에게 전해주면서 상대방을 성적으로 유혹한다는 것이다.
또 남성은 키스하는 동안 여성의 임신 가능성을 살펴보면서 남성호르몬으로 가득 찬 침을 이용해 여성의 경계심을 무너뜨리려고 한다는 설명이다.
·여성, 키스로 남자 탐색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이란 말이 있다. 이는 키스에서도 통한다. 남성의 음흉한 키스전략에 맞선 여성들의 전략도 만만찮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올브라이트대학의 연구팀은 지난해 재학생 1천41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여성은 키스를 통해 상대 남자의 유전적 자질을 살펴본다는 것. 또 키스해 보지 않은 이성과는 성관계를 기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들은 무의식적으로 키스를 통해 상대 남자가 자신과 다른 면역단백질 유전자를 가졌는지를 탐색한다는 것.
면역단백질 유전자가 다른 배우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는 질병에 강한 유전자를 가지기 때문에 여성들은 본능적으로 그런 남성을 최고의 배우자로 선호한다. 여자들이 키스할 때 입냄새 따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이 때문은 아닐까.
달콤하고 로맨틱한 키스도 실상 살벌한 진화의 전쟁터다. 키스 후 남성의 59%, 여성의 66%가 상대방과의 관계를 정리한다는 한 연구는 이를 뒷받침한다. '달콤 살벌'한 키스라고나 할까.
·키스, 본능일까 문화일까
키스 논쟁 중 가장 대표적인 게 '키스가 본능인지 아니면 살면서 습득된 문화인지' 하는 점이다. 일부 학자들은 "키스는 초기 인류가 음식물을 씹어 유아에게 주면서 생긴 것, 즉 습득된 행위"라고 주장한다. 인류의 90%가 키스를 하고 나머지 10%는 키스가 무엇인지 모른다는 점에서 이 가설은 설득력을 가진다.
미국 오하이오 웨슬레이언대 연구팀은 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키스를 조사한 결과 에로틱한 목적보다 계급사회 내에서의 사회적인 관계 때문에 남자 간에도 키스가 많이 활용됐다는 연구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다윈을 비롯한 다른 학자들은 보노보와 침팬지, 여우, 코끼리, 새와 같은 많은 동물들이 사람과 같이 키스와 비슷한 행동으로 애정표현을 한다는 점을 들어 본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