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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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 0 479


초인종 소리와 함께 현관이 복작댄다. 















‘헹님요, 나 왔다 아입니꺼?’ 















‘지도 껌딱지 맹키로 붙어 왔당게요.’ 















‘촌시럽게 그 놈의 사투리 좀 제발 쫌 쓰지 좀 말지?’ 















눈에 익은 얼굴들이 집안으로 들어선다. 경수, 석천이, 한서 그렇게 세 명이 현관을 버티고 서 있으니 무슨 돗대기 시장처럼 보였으며, 현관을 닫기 무섭게, 들고 들어온 음식과 술을 아내에게 주기 바쁘다. 















‘뭘 이런걸 다, 매번 그냥 오셔도 되는데….’ 















아내는 한아름이 모자란다. 너른 식탁 테이블이 쓸쓸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금방 상이 한가득 찰 줄은 몰랐다.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와 웃음소리, 젊은 사내 놈들의 고함소리가 뒤섞여 오랜만에 적막한 집안은 사람 사는 맛이 돌았다. 















‘우야꼬, 헹수님요, 헹님 팽개치고 그리 혼자 젊어져 가면 우얍니꺼?’ 















‘뭐라 고라 고라, 야가 시방 형수님께 작업 거는 거 아녀? 떽끼 이 썩을놈!’ 















‘나 이거, 귀청 건들거려 못 들어 주겠네. 제발 형들, 사투리 좀 쓰지 마쇼. 표준어도 몰라요?’ 















‘표준어? 우리 나라가 표준어가 워딨냐? 대통령 쓰는 말이 표준어지, 안 그려? 니는 TV도 안보냐? 대통령 갈리면 드라마도, 주인공도, 사투리도 몽조리 갈려부는 거, 그게 한국인 거여. 알기나 혀?’ 















‘자,자 한잔 씩들 들지.’ 















‘헹님요, 오늘은 말입니더, 지가예, 특별한 술을 갖고 왔다 아입니꺼?’ 















‘그게 뭔데?’ 















‘짠!’ 















경수가 꺼낸 것은 호리병 같은 곳에 담겨있는 오리소주 였다. 민속촌에서나 볼 수 있었던 그 술을 어떻게 저렇게 들고 왔는지…그것도 세 병씩이나….. 















‘헹수님, 먼저 받으이소. 특별 싸비스 라예.’ 















아내는 부끄러운 듯이 얼굴이 붉어진 채로 나를 쳐다 본다. 















‘괜찮아, 한 두잔 쯤이야.’ 















아내는 술을 받았다. 한 모금을 들이키는데 벌써부터 컥 하며, 기침을 해댄다. 말이 소주지 거의 위스키에 가까운 도수의 술을 들이켰으니 그럴 만도 했을 것이다. 옆에 있던 석천이가 다른 술병을 따서는 나에게 권한다. 술병을 두개씩 초장부터 따는 것을 보니 아마도 오늘 한번 걸버지게 들이킬 심산들인가 보다. 모두들 나에게는 형제보다 더 가까운 사이들 이었다. 아내에게 음식을 해내라는 법도 없었고, 언제나 자기들 먹을 것들은 자기가 싸가지고 와서 뒷정리까지 깨끗이 마무리하고 가는 그들. 아내는 그들의 방문은 언제나 마다하지를 않는다. 아내는 가끔 세 사람을 빗대어 그렇게 얘기하곤 한다. 















‘당신, 저 세 사람을 볼 때 무슨 생각이 들어요?’ 















‘글쎄….’ 















‘전 말이에요, 어렸을 적 우리 동네, 구멍가게 앞에서 장기 두시던 할아버지가 생각난다구요.’ 















‘왜?’ 















‘경수 씨랑, 석천 씨는 언제나 장기 두면서 한수 물르자, 죽어도 안된다 하면서 대가리 박터지게 싸우시던 그 할아버님들 같고, 한서 씨는 그 사이에 앉아서 언제나 결정적인 순간에 훈수 두는 얄미운 동네 꼬마 같은 느낌이 든단 말이죠. 그 세 사람 중에서 한 사람 이라도 빠지면 그 장면은 재미가 없는데, 언제나 저렇게 붙어 다니니, 보기에도 신나고….’ 















그랬다. 세 사람은 언제나 주구장창 붙어 다니면서도 시도 때도 없이 쌈박질에, 아가리 질들 이었다. 독특한 사투리와 어우러져 흘러 나오는 걸죽한 입담과 더불어, 그들 사이에는 알게 모르게 끈끈한 정 같은 것이 흐르고 있었기에, 아내의 그런 비유가 그런대로 이유가 있어 보이기도 했다. 















‘허어 막내야, 소싯적 박통이 워쩐 일로 총 맞아 죽었는지 아냐, 모르냐?’ 















‘그건 왜요?’ 















‘그건 말이여, 차지철이 고놈의 새끼, 술잔이 비어 부렀는데 끝끝내 술을 안 따라줘서 총 맞아 죽었다 않혀? 너도 총맞아 죽기 싫커들랑, 싸게 싸게 술 쫌 부어 보드라고. 서울 것들은 잔 대갈통만 굴려 쌌치, 눈치는 형광등이여, 형광등…’ 















모두가 웃으면서도 씁쓸한 뒷맛. 그게 우리들 세대의 앙금이기도 했다. 















‘당신도 한잔, 더 하지?’ 















‘그렇게나 쎈데요?’ 















‘뭐 어때?’ 















아내는 나의 눈치를 살피며, 두 손으로 정중히 술을 따르는 한서의 술잔을 받아 든다. 아내와 한서가 처음으로 만난 날은 기억에도 새롭다. 















‘어쩜, 한서 총각은 이렇게나 손이 고와? 누가 보면 여자 손이라고 하겠네!’ 















‘헹수님요, 그 자슥 손만 그렇다 아입니꺼?’ 















‘손만 그렇다뇨?’ 















세 사람이 서로를 마주보며, 눈웃음을 치는데, 한서가 하지 말라는 시늉을 하며, 손을 내저었다. 















‘손 빼고 다른 것들은 억수로 크다 아입니꺼!’ 















나는 그들의 얘기가 무엇인지 짐작이 갔었다. 아내는 모를 것이지만, 우리 네 사람 같이 가 본 사우나 에서 목격한 한서의 물건은 정말이지, 무슨 길다란 소시지가 매달려 있는 줄 알고 깜짝 놀랐기 때문 이었다. 















‘여보 그게 무슨 말이래?’ 















‘별거 아니야, 한서가 눈도 큼직하니 시원시원하게 생기고, 체격도 워낙 좋잖아? 근골도 튼튼하니… 그래서 하는 말이지 뭐.’ 















‘아! 그 말이야? 난 또….’ 















아내는 술을 마저 들이키고, 빈 접시를 치우겠다고 하고, 챙겨서 일어서는데 휘청 한다. 옆에 앉아 있던 석천이가 비틀거리는 아내를 부축하며, 접시를 받아 챙겨 들고는 아내와 같이 씽크대로 따라 가고….. 















‘헹님요, 헹수님은 별 차도 엄써예?’ 















‘그렇지 뭐.’ 















‘형님 고생이야 하루 이틀이 아니잖아요? 벌써 10년째 인데…제가 학교도 관두고, 불법으로 공장에 들어온 지가 엊그제 같은데… 저희 셋이서 죽을 힘을 다해서 열심히 굴리고 있으니까 걱정 마세요, 경수형이랑, 석천 형님도 이젠 반 사장이 다 됐다니깐요.’ 















‘그래, 내, 너희들이 도와주니까 이렇게 편안히 집에 앉아서 버티지 어떻게 살 수나 있었겠냐?’ 















그때, 아내가 다시 식탁으로 석천의 부축을 받으며, 돌아왔다. 















‘형수님이 쪼까 술이 도시는 모양인디유, 영 중심이….’ 















‘자기야, 방에 들어가 쉴래?’ 















‘아니요, 나 괜찮아요. 이렇게 콜라에 얼음 타 왔잖아요? 조금 마시면 정신 들 꺼에요. 모처럼 이렇게 사람 사는 집 같이 분위기 좋은데, 제가 망치면 쓰나요? 어서 신경들 쓰지 마시고 하던 얘기나 계속 하세요. 무슨 얘기가 그렇게 재미 있었는데요?’ 















아내는 아무일 없다는 듯이 자리에 앉아, 타는 목을 축이기 위해서인지 연거푸 콜라를 들이켰다. 나는 콜라와 얼음이 남아 있는 잔에 아내 모르게 석천이 에게 눈짓을 보냈다. 석천이는 아내가 이야기에 정신이 팔려 있는 틈을 타, 잔에 갖고 온 술을 조금씩 붓기 시작하고… 아내는 이미 취기가 발동했는지, 콜라의 맛과 술맛을 구분 못할 정도로 취기가 이미 도를 넘어서는 것처럼 보였다. 















‘어째, 오늘은 콜라만 먹어도 어지러워 지는 것 같네, 꺽….. 어휴 어지러워… 그럼 우리 또 이렇게 꺽…. 모였으니, 한판 신나게 놀아야지?’ 















나는 동생들에게 그리 하라고 눈짓을 보냈다. 세 사람이 아내를 부축하고 일어나는데 아내가 풀린 눈으로 나를 내려다 본다. 















‘당신은… 당신은…. 오늘 어떡 할 건데…. 꺽… 음…. 그래… 당신은 오늘도 깍두기…. 그래, 깍두기가 좋겠어…좋았어. 내 인심 썼다. 깍두기……’ 















동생들에게 부축을 받아가며, 아내는 안방으로 들어간다. 나는 어질러진 식탁을 하나하나 치워간다. 방안에서는 아내의 간드러진 웃음이 새어 나오고, 등짝을 치는 듯한 철썩이는 소리도 간간히 새어 나온다. 나는 서두름이 없다. 그러니까, 아주 오래 전에는 손 끝이 덜덜 떨려 왔었다, 실은….. 호흡이 뒤집어 질 듯이 막히고, 눈 앞은 검고 가는 올챙이들이 눈 앞을 가득 메웠었다. 체한 것도 없었는데, 식도는 무엇이 치밀고 올라오는 것처럼 울컥 하기까질 했었고, 입안은 타다 못해 혀가 다 갈라 졌었다. 그 당시 가장 어렸던 한서는 두 형의 말을 듣지 않기로 유명 했었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기어 들어온 내 공장에서 일하게 된 것을 감사하기는 커녕, 자신과 형들을 얕잡아 본다고, 툭하면 공장 사람들과 쌈박질을 벌일 때였다. 좋은 체격에다, 제어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아름다운 좇을 갖고 있던 그에게 여자들은 필수 였다. 언제나 공장 구섞의 자재 창고에서는 좇질에 시간 가는 줄 모르던 그 였다. 그의 방황에 종지부를 찍게 한 것은 바로 경수와 석천의 간곡한 부탁 때문이었다. 공장의 사장으로 있으면서도 제대로 나와 보지도 못하던 나를 가리켜 자신들의 피만 빨아먹는 개쇄끼라고 욕하는 한서 였다. 















‘퍽!’ 















‘형들, 왜 그래?’ 















‘머스마 자슥이 그리 얘기해도 몬 알아 듣나? 으이?’ 















‘나만 때리지 말고, 형들도 눈이 있으면 보라니깐? 그게 사장이야? 돼지 같은 쇄끼….. 돈만 알아 가지고… 그 새끼가 공장에 나와서 하는 게 뭐가 있어? 형들만 죽어라고 일하지, 딴 새끼들 앞에서 안 통하는 말로 굽신 거리기나 하지. 그 새끼들이 형들을 보스로 알기나 한데? 형들도 애저녁에 정신차려!’ 















‘야, 이자슥아! 니 째진 아가리 라꼬 그리 함부로 놀리나? 그 쌔끼, 아가리에 남포(대포의 사투리)를 놔 뿔라.’ 















‘한서 동상, 긍게 시방 여를 나가겄다는 말이여, 워쩌겄다는 거여? 이 공장에서 한 발짜욱이랑도 한번 나가 보지? 얼릉? 댐박에 이민국 에서 튀여 올팅께. 여적 밥 잘 쳐먹고, 잠 편케 잔게 누구 덕인디? 갈 곳 없는 불법체류자 받아다, 소송비 다 대줘, 취업비자 내줘, 이민 신청 해줘, 곧 있으면 우리 처럼 시민권 신청도 해줘. 니가 사람이여? 워디 놀릴 혀가 없어 사장님을 들먹이긴 들먹여? 너 시방 사장님이 워떤 사람인지 모르냐?’ 















한서는 그래도 씨근덕 대면서 터진 입술이 분한지 대들었다고 했다. 















‘니 앉아 보거래이. 니캉 내캉, 모두 한국놈들 아이가? 우리 세놈 빼고 한국 사람 있드나 말이다. 와 사장님이 우리를 쓰는 줄, 니 아나, 모르나?’ 















한서는 그때부터 잠자코 있었다. 















‘니 사모님 뵌 적 있나? 또 사장님이 우예 공장에 잘 나와보지 몬하시는지 니 아나 말이다, 으이?’ 















‘아뇨. 정확히는….’ 















‘긍게 그 사연은 요렇타 말씨. 요 미국 땅, 그러니께 아메리카, 유에스에이에 이진아라는 샥시가 영어 쪼까 배울라고 들어 왔겄따. 근디 그 샥씨가 학교 근처의 하우스에서 홈스떼이를 하고 있었는디, 아 글씨, 그 집주인 잡놈이 말씨, 까망머리, 까망 눈동자의 그 여학생에게 홀라당 발라당 빠져 번져서는 고만 덮쳐버린 것이여.’ 















‘아니, 그럼 그 썅놈의 쇄끼가 그 사장이란 말이에요? 이거 더 못 참겠구만. 내 이럴 줄 알았다니깐.’ 















‘월래?, 쪼금 더 들어야지! 성질 머리허구는….그런디, 한국 여자가 보통 여잔가? 덮쳐오는 그 놈을 피해 설랑은 유리창을 열고 밖으로 뛰었는디… 그 때 그 학상은 그게 1층인 줄 알았다 않혀?’ 















‘그래서요?’ 















‘그래서는 뭐가 그래서? 대번에 바닥으로 끽…. 다리 몽댕이 분질러 지고, 대갈통 깨지고, 팔 분질러지고. 만신창이가 됐다 않혀? 그게 사모님인 거여.’ 















‘근데요?’ 















‘요서 부터가 중요 대목잉께 잘 들으라고라. 그랴서 그 여학생이 근처 병원을 거쳐 리하빌리테이숑 쎈따(재활센터)에서 머물렀는디, 워낙 아작이 난 곳이 많은 관계로, 특수 휠체어가 필요허게 되었단 말씨. 너도 알다시피 우리의 본업이 뭐여?’ 















‘커스텀 휠체어 오다 메이킹(특수휠체어 주문제작)이요.’ 















‘맞당께로. 그랴서 휠체어의 주문 제작을 위해 환자를 직접 만나러 가신 분이 바로 우리 사장님이시다 이런 말이여. 우리 사장님이 워째 한국말을 잘 허시는지 너 아냐?’ 















‘부인이 한국 사람 이라서요?’ 















‘너 휠체어의 생산수출 1위국이 워딘지 아냐?’ 















‘아뇨!’ 















‘훠-미 무식한 것. 자랑스런 한국이여, 한국!. 대한민국 말이여…..사장님은 손수 한국에 들어 가셔 설랑은 한국의 기술과 노하우를 직접 보고, 연수를 받으셔서 이곳으로 다시 오셨단 말씨. 공장의 다른 것들이야, 쨩꼴라에, 멕짝(중남미 이민자를 부르는 은어)에다 깜씨들이지만 한국 사람은 우리 세 사람 뿐인 이유가 다 사장님께서 우리를 극진히 아껴 주시기 때문이랑게. 한국 사람 손재주는 못 당한다면서 말이여. 너도 눈이 있으면 봐라. 나랑 경수 형님 이외에 라인 조장이 또 누가 있는 감?’ 















‘그건 그렇다 치고, 사모님은 어떻게 되었는데요?’ 















‘척 하면 삼천리에 푹 하면 좇대가리 꼽는 소리 아이가? 사장님캉, 사모님캉 사랑에 빠졌다 이기지. 뭐. 그런데…..’ 















‘그런데 뭐요?’ 















‘긍게 문제가 처음부터 있었던 것이, 사모님이 그 호랑말코 같은 썩을 놈을 피하다 다친 부위에는 머리도 있었당께. 고만 그 이후로는 문밖 출입을 못하게 된 것이여. 몸은 멀쩡 헌디, 문 열고 밖으로 한 발짜욱만 나갈 짝시면, 곰새 숨이 가빠오고 쓰러진당게… 거 뭐라드라… 암튼 그런 병이여. 니가 맘을 좀 고쳐 먹겠다 싶으면 내가 또 한가지 얘기 혀주고 싶은 거도 있는디 그건 고만 헐란다. 헐…’ 















한서는 그 날 이후로 잠잠해졌다. 누구보다도 형들의 말을 잘 따르고, 일도 열심히 했으며, 더 이상 나를 욕하는 일이 없어 졌다고 했다. 경수와 석천이는 매니져의 자리에 올랐고, 라인 총감독에는 당연히 한서가 올라서게 되었다. 공장 내에서는 한국말을 배워야 프로모션이(승진) 될 거라는 이상한 조류가 흘러 한국말들을 배우러 다니기 시작했고, 공장내 에서 왠만한 말들은 한국말로 지시가 내려졌다. 그러던 어느 날, 경수와 석천이 공장이 휴일로 쉬기 하루 전, 한서를 찾았다. 















‘너 내일 시간 쫌 있냐?’ 















‘형, 왜요?’ 















‘사장님 댁에 인사 좀 가게.’ 















‘아니, 새삼스럽게 왠 인사?’ 















두 사람은 한서를 앞에 놓고 머뭇 했다. 















‘긍게, 거시기, 무엇이냐….하, 난 말 못허겄네.’ 















‘니 내일 온나, 으이?’ 















‘무슨 이유가 있어야죠?’ 















‘이유는 무신 이유? 사모님 치료하러 가는 기다 와? 됐나?’ 















‘치료요? 아니 휠체어만 두드릴 쭐 알았지, 무슨 놈의 치료?’ 















그 두 사람은 그 당시, 줄곧 때만 되면 집에 들러 아내의 우울증을 위해 헌신으로 봉사하고 있었다. 헌신이라고 해봐야 별 것은 없었다. 사고의 후유증으로 대인기피증에다 집밖에도 못 나가고, 심각한 우울증까지 겹쳐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해서 내가 한시도 눈을 뗄래야 뗄 수 없었던 시절이었다. 그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서, 한국 생각이 나지 않도록 같이 고스톱도 쳐주고, 영어는 되도록 쓰지도 않고, 억센 사투리로 아내 앞에서 대가리 박터지게 싸우기도 하고, 아무튼 조그만 시골 장터와 한국판 코메디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분위기를 집안에 만들어 주려고 무던 애를 쓰고 있었다. 공장 일에 피곤한 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꾸벅꾸벅 졸면서도 아내와 같이 빌려온 비디오 테잎에 녹화된 한국 드라마를 아내와 같이 봐주고, 또 다른 일도 마다 않고 해주었다. 그것은 그때까지 감추어져 있던 나와 아내만의 비밀 이었었다. 나는 아내가 머리를 다치고, 섹스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을 사랑에 빠진 이후에야 알게 되었던 것이다. 나 같은 미국 사람에게 부인이 섹스를 못한다는 얘기는 당연한 이혼 사유가 될 수도 있었지만, 나는 그 당시, 아내를 너무나 사랑하고 있었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두 사람이 아이디어를 낸 것이 시초였다. 그 일에 한서의 동참을 호소한 것이었고…. 한서는 그 날, 집에 와서 두 형의 행동을 보고서 많은 눈물을 흘렸다. 사실 나는 두 사람의 노력으로 그 동안 많은 사실들을 아내로부터 찾아낼 수가 있었다. 아내는 성교는 절대적으로 거부했음에도 애무는 받아들였고, 성기 주변은 건드리지도 접근하지 못하게 했음에도 구강성교만은 허락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내가 언제라도 삽입이 가능하도록 아내를 곁에서 열심히 애무해주고, 빨아주고, 핥아주면서 내가 아내와 교접될 수 있는 포인트로 끌고 가려고 무던 애를 썼다. 그렇지만, 언제나 결정적인 순간에서 아내는 비명과 함께 나를 거부했고…. 그런 일들은 나를 더욱 지치고 곤혹스럽게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언제나 섭섭한 눈길로 입안에 사정할 수 밖에 없는 내 처지를 안타까와 하던 그들을 너무도 오래 보아왔던 때문 일까? 어느 날, 아내는 경수와 석천의 좇을 빨아주기에 이르른다. 나는 뛸 듯이 기뻤다. 아내는 울기도 했지만, 그 동안 애써온 두 사람의 노고를 위로하는 차원이어서 그랬는지, 방안에 있던 모든 사람이 아내의 오랄로 눈물바다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그 광경을 보고 한서는 깨달은 바가 많았던 모양이었다. 한서도 두사람과 맥을 같이 하여, 집에 와서는 아내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자신의 좇들을 아내의 입에 선사했다. 그 와중에도 끊임없이 나와의 섹스를 회유했었지만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오늘도 그들은 아내의 입 주변에 몰려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방문을 열고 들어 갔을 때,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언제나 차렷 자세로 오무리고 있었던 아내의 다리가 활짝 열린 채로 석천의 애무를 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내는 너무나 행복한 미소를 띄면서 한서의 몽둥이 같은 좇을 두 손으로 거머쥔 채로 열심히 빨고 있었다. 예전과 다름 없이, 경수는 아내의 젖무덤을 붙들고 주구장창 빨아 재끼고 있었고…. 내가 방으로 들어서자, 젖을 빨고 있던 경수와 아내의 보지를 빨고 있던 석천이 일어났다. 















‘화이고, 나 미쳐부네, 워찌 그리 늦어쌌소? 잉?’ 















‘그게 무슨 말이야?’ 















‘헹수님께서 기다렸다 아입니꺼! 보이소!’ 















한서의 좇을 물고 있는 아내가 나에게 손짓으로 오라는 표시를 하고 있었다. 정말 꿈만 같았다. 10년의 세월… 그들이 없었더라면 꿈도 꿀 수 없었던 상황. 나는 미친 듯이 옷을 벗고 아내의 몸 위를 올라탔다. 내가 아내의 보지 속으로 좇을 밀어 넣으면서 아내는 비명을 지르면서 물고 있던 한서의 좇을 입에서 풀어 버렸다. 내가 온 몸을 부르르 떨어 가면서 까지 아내의 보지를 열어 젖히고, 그제까지 처녀로 남아있던 아내의 보지를 내 커다란 양놈의 좇대가리로 찢어 트렸으니 아마도 비명이 아니라, 어떤 것도 질러댔을 것이다. 나는 나와 아내를 남겨두고 슬그머니 방안을 비워주는 세 사람의 기척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아내의 보지에, 섹스에 빠져 있었다. 섹스를 해 본 경험이 없는 아내는 가랭이가 뻐개질 듯이 질러대는 나의 허릿짓에 눈이 돌아갈 지경이었고…. 















‘형, 그냥 나와 버리면 어떻해요? 인사라도 하고 와야지?’ 















‘인사는 무신 인사? 오늘이 첫날밤 인디, 세상 천지에 신랑 신부 붙들고, 씹질 잘 허셨남유 허면서, 인사허는 또라이가 워디 있는감?’ 















‘카. 헹님은 조---?네.’ 















‘근데, 어떻게 형수님이 허락 하셨어요? 오늘 술에 뭐 탔어요?’ 















‘타긴 뭘 타? 형수님 마신 건 물이랑게. 10년이여, 10년….10년이면 강산도 변하는 디, 사람이라고 않 변할라고? 오늘 일은 형수가 다 결심한 거여. 한국 사람의 은근과 끈기, 이거 빼면 시쳉게. 너도 잘 알아 들어라. 잉?’ 















‘근데, 형들, 정말 형수랑 한번도 한적 없어요?’ 















‘니 미친나? 어데 들이델 데가 엄써가 뽀쓰의 안사람에게 좇대가리를 들이대노 말이다. 마, 의리 暳?시체, 이게 대한민국 싸나이 아이가? 헹님요, 정말 욕 보셨습니데이.’ 















‘와 그래도 그렇지….’ 















‘마, 이기 다 10년 공들인 덕 아이가? 고향의 맛, 이기 직인다 카이! 















‘고향의 맛 이라뇨?’ 















‘헹수님이 나날이 쪼끔이라도 바뀐 건, 이 두 형님의 고향의 맛 때문 아이가? 좇물 말이다. 내사 말이지만도 빠다 냄새 나는 좇물, 10년 아니라, 20년 묵는다 케도 우에 그리 바뀔 수 있었겠노 말이다. 다 고향의 좇물 맛이 바꾼 경사 아이가?’ 















나란 사람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이름하야 그 한국 사람만의 특유에 고향의 맛은 아내를 변화시킨 것이 분명하긴 했다. 나는 휴일이 지난 후, 집으로 찾아온 세 사람으로부터 고향의 맛에 대한 얘기와 공교롭게도 아내와 살을 섞게 된 그날이 한국의 명절 추석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아내가 한국인 이면서도 삶이 바쁘다는 핑계로 잊고 있었던 추석…나는 그래서 추석날을 우리 부부의 결혼기념일로 바꾸어 버렸다. 고향의 맛이 가져다 준 추석이라는 이름. 영어로 하자면 더욱 이상한 의미의 그날 이지만-츄우썩: 영어로 하자면 씹을수록 좇같다 라는 의미, 맞나?-나에게는 너무나 의미 있는 날이다. 양코쟁이 남편에다 한국여자를 아내로 둔 나였지만 그 날의 의미는 나의 전 생애를 걸게 했었으니까.초인종 소리와 함께 현관이 복작댄다. 















‘헹님요, 나 왔다 아입니꺼?’ 















‘지도 껌딱지 맹키로 붙어 왔당게요.’ 















‘촌시럽게 그 놈의 사투리 좀 제발 쫌 쓰지 좀 말지?’ 















눈에 익은 얼굴들이 집안으로 들어선다. 경수, 석천이, 한서 그렇게 세 명이 현관을 버티고 서 있으니 무슨 돗대기 시장처럼 보였으며, 현관을 닫기 무섭게, 들고 들어온 음식과 술을 아내에게 주기 바쁘다. 















‘뭘 이런걸 다, 매번 그냥 오셔도 되는데….’ 















아내는 한아름이 모자란다. 너른 식탁 테이블이 쓸쓸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금방 상이 한가득 찰 줄은 몰랐다.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와 웃음소리, 젊은 사내 놈들의 고함소리가 뒤섞여 오랜만에 적막한 집안은 사람 사는 맛이 돌았다. 















‘우야꼬, 헹수님요, 헹님 팽개치고 그리 혼자 젊어져 가면 우얍니꺼?’ 















‘뭐라 고라 고라, 야가 시방 형수님께 작업 거는 거 아녀? 떽끼 이 썩을놈!’ 















‘나 이거, 귀청 건들거려 못 들어 주겠네. 제발 형들, 사투리 좀 쓰지 마쇼. 표준어도 몰라요?’ 















‘표준어? 우리 나라가 표준어가 워딨냐? 대통령 쓰는 말이 표준어지, 안 그려? 니는 TV도 안보냐? 대통령 갈리면 드라마도, 주인공도, 사투리도 몽조리 갈려부는 거, 그게 한국인 거여. 알기나 혀?’ 















‘자,자 한잔 씩들 들지.’ 















‘헹님요, 오늘은 말입니더, 지가예, 특별한 술을 갖고 왔다 아입니꺼?’ 















‘그게 뭔데?’ 















‘짠!’ 















경수가 꺼낸 것은 호리병 같은 곳에 담겨있는 오리소주 였다. 민속촌에서나 볼 수 있었던 그 술을 어떻게 저렇게 들고 왔는지…그것도 세 병씩이나….. 















‘헹수님, 먼저 받으이소. 특별 싸비스 라예.’ 















아내는 부끄러운 듯이 얼굴이 붉어진 채로 나를 쳐다 본다. 















‘괜찮아, 한 두잔 쯤이야.’ 















아내는 술을 받았다. 한 모금을 들이키는데 벌써부터 컥 하며, 기침을 해댄다. 말이 소주지 거의 위스키에 가까운 도수의 술을 들이켰으니 그럴 만도 했을 것이다. 옆에 있던 석천이가 다른 술병을 따서는 나에게 권한다. 술병을 두개씩 초장부터 따는 것을 보니 아마도 오늘 한번 걸버지게 들이킬 심산들인가 보다. 모두들 나에게는 형제보다 더 가까운 사이들 이었다. 아내에게 음식을 해내라는 법도 없었고, 언제나 자기들 먹을 것들은 자기가 싸가지고 와서 뒷정리까지 깨끗이 마무리하고 가는 그들. 아내는 그들의 방문은 언제나 마다하지를 않는다. 아내는 가끔 세 사람을 빗대어 그렇게 얘기하곤 한다. 















‘당신, 저 세 사람을 볼 때 무슨 생각이 들어요?’ 















‘글쎄….’ 















‘전 말이에요, 어렸을 적 우리 동네, 구멍가게 앞에서 장기 두시던 할아버지가 생각난다구요.’ 















‘왜?’ 















‘경수 씨랑, 석천 씨는 언제나 장기 두면서 한수 물르자, 죽어도 안된다 하면서 대가리 박터지게 싸우시던 그 할아버님들 같고, 한서 씨는 그 사이에 앉아서 언제나 결정적인 순간에 훈수 두는 얄미운 동네 꼬마 같은 느낌이 든단 말이죠. 그 세 사람 중에서 한 사람 이라도 빠지면 그 장면은 재미가 없는데, 언제나 저렇게 붙어 다니니, 보기에도 신나고….’ 















그랬다. 세 사람은 언제나 주구장창 붙어 다니면서도 시도 때도 없이 쌈박질에, 아가리 질들 이었다. 독특한 사투리와 어우러져 흘러 나오는 걸죽한 입담과 더불어, 그들 사이에는 알게 모르게 끈끈한 정 같은 것이 흐르고 있었기에, 아내의 그런 비유가 그런대로 이유가 있어 보이기도 했다. 















‘허어 막내야, 소싯적 박통이 워쩐 일로 총 맞아 죽었는지 아냐, 모르냐?’ 















‘그건 왜요?’ 















‘그건 말이여, 차지철이 고놈의 새끼, 술잔이 비어 부렀는데 끝끝내 술을 안 따라줘서 총 맞아 죽었다 않혀? 너도 총맞아 죽기 싫커들랑, 싸게 싸게 술 쫌 부어 보드라고. 서울 것들은 잔 대갈통만 굴려 쌌치, 눈치는 형광등이여, 형광등…’ 















모두가 웃으면서도 씁쓸한 뒷맛. 그게 우리들 세대의 앙금이기도 했다. 















‘당신도 한잔, 더 하지?’ 















‘그렇게나 쎈데요?’ 















‘뭐 어때?’ 















아내는 나의 눈치를 살피며, 두 손으로 정중히 술을 따르는 한서의 술잔을 받아 든다. 아내와 한서가 처음으로 만난 날은 기억에도 새롭다. 















‘어쩜, 한서 총각은 이렇게나 손이 고와? 누가 보면 여자 손이라고 하겠네!’ 















‘헹수님요, 그 자슥 손만 그렇다 아입니꺼?’ 















‘손만 그렇다뇨?’ 















세 사람이 서로를 마주보며, 눈웃음을 치는데, 한서가 하지 말라는 시늉을 하며, 손을 내저었다. 















‘손 빼고 다른 것들은 억수로 크다 아입니꺼!’ 















나는 그들의 얘기가 무엇인지 짐작이 갔었다. 아내는 모를 것이지만, 우리 네 사람 같이 가 본 사우나 에서 목격한 한서의 물건은 정말이지, 무슨 길다란 소시지가 매달려 있는 줄 알고 깜짝 놀랐기 때문 이었다. 















‘여보 그게 무슨 말이래?’ 















‘별거 아니야, 한서가 눈도 큼직하니 시원시원하게 생기고, 체격도 워낙 좋잖아? 근골도 튼튼하니… 그래서 하는 말이지 뭐.’ 















‘아! 그 말이야? 난 또….’ 















아내는 술을 마저 들이키고, 빈 접시를 치우겠다고 하고, 챙겨서 일어서는데 휘청 한다. 옆에 앉아 있던 석천이가 비틀거리는 아내를 부축하며, 접시를 받아 챙겨 들고는 아내와 같이 씽크대로 따라 가고….. 















‘헹님요, 헹수님은 별 차도 엄써예?’ 















‘그렇지 뭐.’ 















‘형님 고생이야 하루 이틀이 아니잖아요? 벌써 10년째 인데…제가 학교도 관두고, 불법으로 공장에 들어온 지가 엊그제 같은데… 저희 셋이서 죽을 힘을 다해서 열심히 굴리고 있으니까 걱정 마세요, 경수형이랑, 석천 형님도 이젠 반 사장이 다 됐다니깐요.’ 















‘그래, 내, 너희들이 도와주니까 이렇게 편안히 집에 앉아서 버티지 어떻게 살 수나 있었겠냐?’ 















그때, 아내가 다시 식탁으로 석천의 부축을 받으며, 돌아왔다. 















‘형수님이 쪼까 술이 도시는 모양인디유, 영 중심이….’ 















‘자기야, 방에 들어가 쉴래?’ 















‘아니요, 나 괜찮아요. 이렇게 콜라에 얼음 타 왔잖아요? 조금 마시면 정신 들 꺼에요. 모처럼 이렇게 사람 사는 집 같이 분위기 좋은데, 제가 망치면 쓰나요? 어서 신경들 쓰지 마시고 하던 얘기나 계속 하세요. 무슨 얘기가 그렇게 재미 있었는데요?’ 















아내는 아무일 없다는 듯이 자리에 앉아, 타는 목을 축이기 위해서인지 연거푸 콜라를 들이켰다. 나는 콜라와 얼음이 남아 있는 잔에 아내 모르게 석천이 에게 눈짓을 보냈다. 석천이는 아내가 이야기에 정신이 팔려 있는 틈을 타, 잔에 갖고 온 술을 조금씩 붓기 시작하고… 아내는 이미 취기가 발동했는지, 콜라의 맛과 술맛을 구분 못할 정도로 취기가 이미 도를 넘어서는 것처럼 보였다. 















‘어째, 오늘은 콜라만 먹어도 어지러워 지는 것 같네, 꺽….. 어휴 어지러워… 그럼 우리 또 이렇게 꺽…. 모였으니, 한판 신나게 놀아야지?’ 















나는 동생들에게 그리 하라고 눈짓을 보냈다. 세 사람이 아내를 부축하고 일어나는데 아내가 풀린 눈으로 나를 내려다 본다. 















‘당신은… 당신은…. 오늘 어떡 할 건데…. 꺽… 음…. 그래… 당신은 오늘도 깍두기…. 그래, 깍두기가 좋겠어…좋았어. 내 인심 썼다. 깍두기……’ 















동생들에게 부축을 받아가며, 아내는 안방으로 들어간다. 나는 어질러진 식탁을 하나하나 치워간다. 방안에서는 아내의 간드러진 웃음이 새어 나오고, 등짝을 치는 듯한 철썩이는 소리도 간간히 새어 나온다. 나는 서두름이 없다. 그러니까, 아주 오래 전에는 손 끝이 덜덜 떨려 왔었다, 실은….. 호흡이 뒤집어 질 듯이 막히고, 눈 앞은 검고 가는 올챙이들이 눈 앞을 가득 메웠었다. 체한 것도 없었는데, 식도는 무엇이 치밀고 올라오는 것처럼 울컥 하기까질 했었고, 입안은 타다 못해 혀가 다 갈라 졌었다. 그 당시 가장 어렸던 한서는 두 형의 말을 듣지 않기로 유명 했었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기어 들어온 내 공장에서 일하게 된 것을 감사하기는 커녕, 자신과 형들을 얕잡아 본다고, 툭하면 공장 사람들과 쌈박질을 벌일 때였다. 좋은 체격에다, 제어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아름다운 좇을 갖고 있던 그에게 여자들은 필수 였다. 언제나 공장 구섞의 자재 창고에서는 좇질에 시간 가는 줄 모르던 그 였다. 그의 방황에 종지부를 찍게 한 것은 바로 경수와 석천의 간곡한 부탁 때문이었다. 공장의 사장으로 있으면서도 제대로 나와 보지도 못하던 나를 가리켜 자신들의 피만 빨아먹는 개쇄끼라고 욕하는 한서 였다. 















‘퍽!’ 















‘형들, 왜 그래?’ 















‘머스마 자슥이 그리 얘기해도 몬 알아 듣나? 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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